걷기, 헤매기

리슨투더시티

〈거리의 질감〉, 2023.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약 15분.

연출: 리슨투더시티
촬영 및 편집: 김경만
음악: 말립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작지원.

리슨투더시티는 2009년 시작되었으며, 미술, 디자인, 건축, 영화, 인문학,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콜렉티브이다. 콜렉티브의 디렉터 박은선은 미술과 도시계획을 공부하였고, 현욱은 교육 운동과 도시운동을 해온 활동가이다.
리슨투더시티는 한국의 과도한 개발과, 환경적 사회적 무책임, 문화적 다양성 파괴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의문점을 가지고 2009년부터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리슨투더시티는 이번 전시를 위해 비장애인의 시각으로 구축된 도시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도시의 길과 골목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가치를 담는 공간이 아니라, 신체가 건강한 비장애인들의 효율 제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는 빠르고 실수 없이, 경제적으로 성공할 것을 권유한다. 정규교육 시스템은 느리고 다르게 살아가는 삶의 형태는 도태된 것처럼 가르친다. 한국인들이 추구하는 적자생존의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는 도시공간에 아프거나, 느린 사람들을 위한 시간은 없다. 그리고 그 시스템 안에서 일군의 사람들은 다른 속도의 삶을 혐오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기도 한다.
2017년 리슨투더시티에서 포항 지진을 겪은 장애인들을 인터뷰한 영화를 제작하면서 지체장애인 34세 여성 김00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녀는 워커라는 보조 기구를 사용해야만 걸을 수 있었다. 인터뷰 도중 그녀는 단 한 번도 기차를 타 본적이 없고, 포항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뭘 봐야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도시 공간을 지각하는 시각에 대해 질문할 수 밖에 없었으며 비장애인으로서 누리고 있는 특권에 대해 고민할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통해 다양한 시간과 가치를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길과 골목의 존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동시에 장애인의 재난 대피 방법을 시각화한 포스터와 매뉴얼, 웹사이트, 영상물 등 이 작품의 출발점이 된 연구물과 전작이 함께 제시된다.

쉬운 글 해설

거리의 질감

  • 작가 이름 리슨투더시티
  • 함께한 사람 촬영·편집 : 김경만 / 음악 : 말립
  • 만든 때 2023년
  • 보여주는 방식 단채널 영상*, 색깔과 소리가 있는 영상
    *단채널 영상 : 1개의 화면에서 영상이 나오는 방식
  • 작품 길이 약 15분

이 작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리슨투더시티는 미술, 디자인, 건축, 영화, 인문학, 도시 계획 등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리슨투더시티는 도시를 지나치게 개발하는 것, 환경 문제에 무관심한 사회, 문화적인 다양성이 파괴되는 것을 보며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리슨투더시티는 이런 한국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창작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거리의 질감>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시를 향해 질문하는 영화입니다. 한국 도시의 길과 골목은 비장애인만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수하지 않고 빠르게 사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과연 성공일까요? 느리고 다르게 살아가는 삶은 실패한 것일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 아프거나 느린 사람을 위한 장소와 시간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작품은 지금 도시의 길과 골목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돌보고 담아내기에 충분한 공간인지 되돌아봅니다. 어쩌면 지금의 도시에서 비장애인은 장애인보다 더 특별한 권리를 누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우리는 질문할 수밖에 없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동주

〈유동, 아주 밝고 아주 어두운〉, 2023.

김방주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2023.

김재민이

〈레이온 공장 달리기〉, 2023.

량즈워+사라 웡

〈팔을 구부리고 있는 소녀〉, 2014.

〈창파오를 입고 모자를 쓴 남자〉, 2014.

〈빨간 우산을 쓴 오피스 레이디〉, 2010.

〈의자를 들고 달리는 아이〉, 2014.

〈양복 차림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는 남자〉, 2018.

〈등을 긁고 있는 일본 주부〉, 2010.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2023.

레지나 호세 갈린도

〈누가 그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2003.

〈사람들의 강〉, 2021-2022.

〈땅은 망자를 감추지 않는다〉, 2023.

리슨투더시티

〈거리의 질감〉, 2023.

리 카이 청

〈저 너머 텅 빈 땅〉, 2022.

〈지상지하〉, 2023.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울라이 

〈연인, 만리장성 걷기〉, 1988/2010.

미라 리즈키 쿠르니아

〈발자취를 쫒다〉, 2023.

이창운

〈공간지도〉, 2023.

프란시스 알리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7.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2013 .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2019-2021.

박고은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2023.

새로운 질서 그 후

〈그 후 시티 〉, 2023.

〈둘러보기〉,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