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한국

〈사회적 발효 아카이브〉, 2021.

혼합 매체, 혼합 재료, 가변 크기

사회적 발효 아카이브는 미생물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공동체 사이 관계 맺기의 방식을 ‘사회적 발효’라는 방법론으로 확장하여 기록한 아카이브이다. 우리는 미생물이나 균이 효소 작용을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유기산, 가스, 알코올 등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화학적 과정을 흔히 ‘발효’라 표현한다. 반면 사회적 발효 아카이브에서는 발효의 정의를 ‘한 존재가 다른 존재를 만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방법론이자 열린 은유로 넓게 확장하고, 이를 식문화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 모델, 삶의 방식, 지식 체계로 상상해 본다.
아카이브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6개 국가(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대만)를 여행한 기록들을 모아, ‘사회적 발효’의 정치적, 사회적, 생태적 면면을 텍스트, 이미지, 영상, 매핑 등의 형태로 시각화한다. 이들은 지역의 발효 레시피, 효모와 효소가 만드는 미시적 세계와의 협업, 문화와 문화 사이에 일어나는 대화와 행위, 생태적 태도와 감각 지식, 비식민적 역사와 이야기 만들기 등 다양한 관심사를 통해 사회적 발효를 해석해보는 혼종의 기록이다.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은 이렇게 만들어진 혼종의 기록과, 존재와 존재를 마주함에 대하여 열려 있는 은유를 통하여, ‘발효’를 예술 활동의 방법론으로, 또 아시아 지역의 흩어져 있는 점들을 모아 보는 시도로, 그리고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관계 맺기의 방식으로 사유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