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은

〈Rectangular System 〉, 2005(2022년 재제작).

빔프로젝터, 컴퓨터, 지향성마이크, 오디오인터페이스
가변설치

〈구원_증발 〉, 2022.

종이프린트, 화학용액추출물, 모니터, 플레이어
가변설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커미션

미디어아트·영화·광고·퍼포먼스 등 서로 다른 영역을 오가며 활동해 온 김태은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현실의 메커니즘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시스템을 구성한다. 〈Rectanglular System〉은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의 관계성을 시각화 하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작가는 바둑판이나 운동경기장이 보여주는 사각형의 형태가 서로 마주하거나 오고 가는 관계의 성격을 드러낸다고 보고, 과연 이 관계가 대등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관객이 긴 테이블의 양쪽 끝에 놓인 의자에 앉아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눈다. 이때 그들의 대화는 소리 데이터로 치환되어 액체가 유영하는 공간으로 재생산된다. 서로를 향한 소리의 양과 길이에 따라 달라지는 물결의 방향과 흘러가는 사각형의 모양은 대화에서 드러나는 관계의 양상을 시각화 한다.
〈구원_증발〉에서 작가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멜랑콜리아」의 한 장면을 차용하여 작품으로 재매개화한다. 작가는 오프닝 시퀀스 중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주인공 저스틴이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을 1초에 24프레임으로 분절 후 출력하여 이미지를 물질화 하고 그것을 물에 용해시킨다. 작가는 우울을 의미하는 단어 ‘멜랑콜리’(melangcholy)의 어원이자 고대 그리스에서 우울증의 원인으로 여겨지던 ‘흑담즙’(melankholia)을 영화적으로 추출하는 방법론으로서 이 과정을 고안했다. 용해된 결과물은 증발되어 대기 속으로 흩어진다. 그것이 죽음 이후의 구원을 나타낼 수 있을까? 그리고 남은 결과물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