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히카루

〈COVID-19 May 2020〉, 2020.

싱글채널 비디오, 5분 49초, 작가 제공

〈핵과 사물들〉, 2019.

사진, 싱글채널 비디오, 47분 30초, 작가 제공

후지이 히카루는 가시화되지 않은 사회적·역사적 쟁점에 대해 구조적으로 비평하는 영상 작업을 전개해왔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두 영상 작품 〈COVID-19 May 2020〉과 〈핵과 사물들〉은 공통적으로 재난으로 인해 폐쇄된 전시 공간을 다룬다. 〈COVID-19 May 2020〉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문을 닫은 도쿄현대미술관의 모습을 비춘다면, 〈핵과 사물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 참사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폐기될 위험에 처한 후타바시역사민속박물관의 소장품에 대해 논한다. 이 작품들에서 역설적이게도 재난에 대한 경고와 파국에의 예감은 그 현장에 접근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이 그것이 미술관 또는 소장품처럼 본디 보이기 위한 공간과 사물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이렇듯 드러나지 않은 재난의 현장을 포착함으로써, 재난에 대해 기억하고 논의하는 방식을 실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