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정

1990/한국

〈비인간 지구〉, 2021.

혼합 재료, 가변 설치

황문정은 {비인간 지구}를 통해서 도시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비-인간’ 존재들을 보드게임 형태로 드러낸다. 작가는 그 전에 도시 외곽에 머물면서 보이는 식물, 동물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2016년부터는 도시에서 거주하면서 도시와 비인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주제로 한 그룹전에 참여하면서 아파트 건물과 그 안에 존재하는 생물들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이때 인간이 만든 도시시스템이 무수히 많은 쓰레기, 바퀴벌레, 모기와 같은 곤충, 쥐, 잡초, 새 등과 같은 도시 곳곳에 퍼져있는 비-인간을 소멸시키려하지만 인간보다 수명이 길거나 강한 번식력을 가졌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고 다시 인간의 눈앞에 나타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관람객들은 게임 테이블 위의 축소된 도시를 내려다보면 ‘도시를 깨끗이 청소하세요’란 주문을 받고 비-인간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세계로 제거하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존재들은 사라지지 않고 지상 도시로 다시 올라옴으로써, 인간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존재들임을 인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