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상근

〈냉장고 언저리에서〉, 2021.

드로잉 설치, 종이 위에 연필과 색연필, 가변 크기

냉장고 언저리에서는 ‘냉장고 아카이브 – 칼럼’을 염두에 두고, 작가의 눈에 들어온 특정 풍경과 사물을 드로잉으로 재현한 작업이다. 작가는 칼럼 종갓집 냉장고와 내림 음식과 고향에서 매일 장 보던 베트남댁 냉장고 엿보기의 관련 자료에서 나오는 각 가정집 냉장고 디자인의 통속적인 꽃무늬(겹꽃)에 대해 서치를 하고, 동네 마트(편의점)에서 파는 겹꽃(같이 보이는)을 18–19세기의 ‘정물화’처럼 재현해 본다. 또 칼럼 편의점은 동네 텃밭이자 공유 냉장고와 편의점 인생을 졸업하는 날이 오면…을 보고는, 편의점 주변의 자취생들이 마트나 편의점을 다닐 때의 모습을 생각하며 작가의 과거 작업 마트의 7인과 멋 부린 커플을 바라보는 잠옷 입은 두 친구를 다시 한번 재현하여 해당 칼럼과 빗대어본다. 누구와 마시려고 아껴 놓았나, 할머니가 남기고 가신 냉장고엔…에서는 남겨진 냉장고와 사람이 없는 공간의 분위기를 담으려 한다. 작가는 전체 서사 안에서 구석진 부분을 그림으로 남김으로써 다양한 삶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