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쉬 잔

1988 타이완

〈거울 시리즈–광주 쥐: 팬데믹이 없을 때에도 너는 날 사랑하지 않았어. 비둘기: 너도 나만큼 자유의 공기가 그립지 않니? 도마뱀: 조금 더 참을 수는 없겠니?,〉, 2017-2020 .

거울, 종이, 혼합 재료
가변 크기
작가 및 타이베이 프로젝트 풀필 아트 스페이스 제공

〈동물 이야기–AT5〉, 2020.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7초
작가 및 타이베이 프로젝트 풀필 아트 스페이스 제공

타이베이 신좡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신-싱 종이 모형 가게에서 태어난 장 쉬 잔은 호화로운 저택과 커다란 종이 인형에서 종이를 덧붙여 만든 신화 속 동물과 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이 모형을 만드는 전문가이다. 엄청난 다작을 자랑하는 장 쉬 잔은 또한 애니메이션, 비디오 아트, 실험 영화, 스톱 모션 종이 인형, 멀티채널 비디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데에도 능하다. 장 쉬 잔의 작품은 우스꽝스럽고 기이한 이미지를 중심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 현상과 막다른 길에 다다른 작가 자신의 가족의 가업(추억)에 대한 작가의 씁쓸한 관측 또한 압축하고 있다. 작품들은 현대 삶에서의 온갖 경험을 초현실적이고 기이한 이미지로 바꾸어 낸다. 즉, 장 쉬 잔의 작품은 그의 삶을 이루는 풍부한 태피스트리의 일부인 끝없는 쇠락, 그리고 잔치가 끝난 후의 쓸쓸함을 드러내고 있다.

거울 시리즈–광주
쥐: 팬데믹이 없을 때에도 너는 날 사랑하지 않았어.
비둘기: 너도 나만큼 자유의 공기가 그립지 않니?
도마뱀: 조금 더 참을 수는 없겠니?
거울에 반사된 빛을 보면, 존재를 더욱 분명하게 이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도시에서의 생존 경쟁에 패배한 죽은 동물들의 시체를 작업실 근처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납작해진 이 시체들은 마치 비디오 게임 캐릭터처럼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제 ‘게임 오버’ 화면이 뜬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의 시체만은 같은 자리에 남아 흘러가는 세상을 지켜보고 있다. 그 자리에 머물러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며, 로그아웃을 기다리며, 림보 상태로, 그렇게 누워 자신의 존재를 외치고 있다.

동물 이야기–AT5
아르네-톰프슨 분류 체계(the Aarne-Thompson classification system), 줄여서 AT 번호 시스템(AT number system)은 일종의 설화 색인으로서, 설화가 서로 작은 모티프들을 공유해서 만들어졌다는 견해를 바탕으로 여러 설화들을 분류해 준다. ‘동물 AT58’ 이야기는 작가가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리서치 프로젝트에서 시작된다. ‘쥐-사슴’은 인도네시아 설화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소재이다. ‘쥐-사슴과 악어’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중국 설화의 유사한 모티프인 ‘꾀 많은 여우와 다른 동물들’과 관련된 내용들이 원용된다. 또한 작가는 타이완의 민속 종교 행렬인 ‘이-젠’에서 쓰는 의상에서도 영감을 받았는데, 이는 반은 여우이고 반은 쥐-사슴인 형상을 제작한 설치 작품에 나타난다. 두 동물의 이미지가 합쳐져 기존 설화와 유사한 내러티브를 담고 있는 ‘AT5’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그것은 작가의 전작 시 소 미와 함께 문화가 다양한 지역에 전파될 때에는 보편화될 뿐만 아니라 의미의 변화도 생긴다는 것을 탐구한다. 영상 기법의 매치 컷 개념을 사용하여, 컴퓨터 플레이어로 이야기를 무작위로 선택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기존 내러티브를 혼합한 새로운 내러티브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