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오롯
〈제주산호뜨개〉, 2018~2022.
털실, 솜
가변설치
영상: 제주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연산호 꽃동산 (2021-2022), 촬영: 윤상훈
〈플라스틱 만다라〉, 2019~2022.
해양 플라스틱, 모래
가변설치
〈바다의 눈물〉, 2021~2022.
미세 플라스틱, 유리병, 끈(또는 철사)
가변설치
에코 오롯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오롯한 세상을 위해 창조하고 행동하는 생태예술활동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기후위기시대에 예술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질문하고 자연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감수성을 제고하는 한편 지구를 파괴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다.
본 전시에서는 에코 오롯의 활동 두 가지를 소개한다. 〈제주산호뜨개〉는 함께 모여 산호를 뜨는 작업을 통해 산호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해양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환경운동이자 커뮤니티 아트다. 수온상승으로 인한 산호백화현상, 산호의 죽음은 기후위기로 인해 해양생태계 전체에 닥친 위험의 지표가 된다. 산호뜨개는 해양생태계가 맞닥뜨린 위기를 알리기 위해 세계 여러 곳에서 진행되어 온 운동으로 그중 에코 오롯의 〈제주산호뜨개〉는 특별히 제주도의 연산호에 초점을 맞춘다. 정해진 규범이 없고 끝도 시작도 존재하지 않으며, 부분과 전체가 이어져 있는 산호뜨개는 자유로운 방식과 유기적인 형태에서 자연과 산호를 닮았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바다에 대한 애도와 축복의 마음을 담고 있다. 작가는 고행하듯 바다 앞에 엎드려 모래사장을 기어 다니며 플라스틱 조각을 줍는다. 그렇게 얻은 플라스틱으로 티베트의 승려들처럼 모든 생명을 위한 축복의 기도를 담아 만다라를 만들고 해체한다. 거대한 바다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한 알 한 알 줍는 과정은 고된 노동으로도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바다의 고통을 전한다. 끝내 해체되어 사라지는 만다라는 지난하고 허무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모든 과정을 무릅쓰고 감내하는 이의 간절함 덕분에 작품의 메시지는 당장의 변화를 촉구하는 시급하고 간곡한 탄원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