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현

〈Where is it going〉, 2022.

모터, 센서, 폐집어등, LED, 수조, 워터 펌프
가변설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커미션

부지현은 수명을 다한 폐집어등을 재활용하여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어두운 수평선 너머로 반짝이는 불빛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은 제주 태생인 작가의 생활과 밀접한 환경으로서 바다에 얽힌 기억과 경험을 응축하고 있다. 본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Where is it going〉은 이러한 경험적 인상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나아가 순환하는 물의 이미지를 활용해 유한한 자원인 물의 사용을 비판적으로 재고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시도한다. 산업화와 도시화·인구 증가, 기후변화는 작금의 물 부족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 작가는 물이 더 이상 무한한 자원이 아님을 인식하고 수자원의 합리적 사용을 위한 사회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 본 작업을 구상했다. 〈Where is it going〉에서 관객들은 두 개의 창을 통해 펌프로 순환하는 물이 흔들리는 집어등을 타고 흘러 수면 위에 그리는 파장과 그림자의 움직임을 목격한다. 이렇듯 이미지화 된 물의 흐름과 순환은 미적 경험을 경유하여 물의 올바른 사용이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토대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