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홍

〈스킨_레이어〉, 2022.

수집된 오브제, 나무구슬, 레이스 장식, 가변크기.

〈예민성을 위한 연습〉, 2020.

카페트에 UV 프린트, 250x250cm(3).

〈적응태도 위장망〉, 2020~2021.

피그먼트 프린트, 125x100cm(3)

민성홍은 일상에서 사회 시스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주변 상황이 변할 때 느끼는 불안과 같은 반응, 그리고 이것을 인식하는 모습에 주목한다. 그중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난 뒤 본래의 사용목적이 흐려진 채 남겨진 사물과 집기를 해체하고 재조합해 가변적인 구조와 설치를 만든다. 작가는 크고 작은 오브제가 합쳐진 구조물 위에 비닐과 같은 얇은 막이 더해져 개인이 외부의 변화에 맞닿는 지점을 촉각적으로 그려낸다.
이번 전시 출품작은 ‘비정형’ ‘가변성’ ‘적응방식’과 같은 키워드로 연결되어 가장 최근의 <스킨 레이어>(2021~22) 연작에 이르기까지의 작가의 연구 과정을 보여준다. <예민성을 위한 연습>(2020) 은 오래된 아파트나 상가 건물 벽면에 그려진 산수화를 카펫에 인쇄한 작품이다. 어떤 그림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유사(類似)산수는 민성홍에겐 또 다른 땅이 된다. 작가는 산수화의 파편과 도상을 재조합하여 천막천에 인쇄하여 부유하는 지형이자 위장망처럼 만든다. 이 천막 천을 작가가 직접 쓰고 촬영한 사진이 <적응태도_위장망>(2020~21) 이며, 이는 <스킨_레이어>의 시작점이 되는 작품으로 외부의 영향에 반응하는 작가의 태도를 암시한다. 의자, 가구 다리, 옷걸이 등으로 비정형적인 구조를 이루는 <스킨_레이어>는 바퀴가 달려있어 작품이 서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는 도시를 거닐며 물건을 마주한 순간의 기억을 재현하며, 우리가 변화에 반응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