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위
〈이야기가 넘쳐 홍수가 될 때〉, 2020.
2채널 스크리닝, 비디오 설치, 컬러, 스테레오, 토우 모델
12분 38초
〈이야기가 넘쳐 홍수가 될 때〉는 254개 이상의 민족들 사이에서 84개의 언어로 전해지는 대홍수 신화에서 출발한다. 인류의 시작·죽음·재생·세계의 변천에 대한 전설들은 구전과 기록을 통해 대대로 전해졌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집단적인 ‘의식의 서사’로 변모한다. 이들 신화의 유사성은 각 문화의 차이 속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 동시적인 경험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한편, 현실이나 논리의 제한을 넘어선 이야기로서 경험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정보에 대안을 제공한다. 인구폭발, 기후변화, 여섯번째 대멸종의 가능성에 직면한 환란의 시대에, 우리 스스로 조성한 체계의 한계에 부딪히기 전에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를 재조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구전설화를 현대 미디어에 마주 세울 때 어떤 종류의 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서로 다른 문화가 가진 상이한 종의 관념은 인류와 우주의 공존에 대해 무엇을 알려줄 수 있을까? 리우 위의 작품은 작가만의 고유한 의식의 서사를 창조하기 위해 신화와 인식, 동시대 미디어 사이의 유사성을 횡단한다. 고대의 신화를 해석함으로써 작가는 오늘날 지식정보 위에 세워진 세계의 질서를 질문하고 우리의 기원을 재고하도록 손짓한다.